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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 [이임사] 겸허하게 평가를 기다리겠습니다.
2012.12.27 조회 수 : 14004

겸허하게 평가를 기다리겠습니다

 

이덕환(제46대 회장)

 

  화학회에 어울리는 전통과 품격을 되살리고, 미래지향적이고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보겠다는 각오로 회장직을 수행하기 시작했습니다. 회원 여러분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여 화학회를 맑고 투명하게 바꿔보겠다는 꿈도 있었습니다. 화학회의 사회적 위상을 살려내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초의 각오를 잊지 않고, 회원들께 드린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을 했고, 어느 정도의 성과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난 일 년 동안의 노력이 모두 만족스러웠던 것도 아니고, 개인적인 어려움을 견뎌내는 일도 쉽지 않았습니다. 이제 쉽지 않았던 회장직을 마감하면서 겸허한 자세로 회원 여러분의 냉정한 평가를 기다리겠습니다.


  학술발표대회를 2박 3일로 확대하고, 포스터 발표를 독립시켰습니다.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지만 나쁜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추계 총회의 등록인원은 학회 역사상 최대 규모인 3,114명으로 늘어났고, 포스터와 구두 발표장에서 확인된 변화가 그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포스터 발표장에서는 2,500명이 넘는 회원들이 참석했고, 구두 발표장은 너무 좁다고 느껴질 정도로 붐볐습니다. 그동안 부끄러울 정도로 참여가 적었던 기조 강연장의 모습도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앞으로도 학술발표대회의 열기가 계속 이어질 것을 기대합니다.


  공식 후원기업 제도를 도입해서 학회의 재정을 안정시켰고, 학회의 운영 방식도 획기적으로 바꿨습니다. 그동안 관행이라는 이유로 당연하게 여겼던 운영방식도 회원들에게 떳떳하지 못한 것이라면 과감하게 버렸습니다. 운영위원들의 적극적인 이해와 협조가 없었더라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운영위원회의 역할도 바꿨습니다. 학회의 실무는 사무국에서 전담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런 일에 비용이 필요하면 아끼지 않았습니다. 운영위원은 학회 운영에 필요한 정책 결정을 책임지는 체제로 바꿨습니다. 사무국이 책임져야 할 실무에 대한 무의미한 갑론을박으로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지 않도록 만들었습니다.
학회의 품격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했습니다. 이사회의 진행과 회의록 작성 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했습니다. 학회의 최고 의결기구 중 하나인 이사회가 공개적이고 투명한 논의를 통해 학회의 중요 업무를 결정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의사 결정의 과정과 결과를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하는 제도를 확립했습니다.


  「화학세계」도 학회의 경륜과 규모가 반영되도록 개편했습니다. 대한화학회의 대표 소식지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표지 광고를 없애고, 한글 전용을 강화하고, 필진을 다양화시켰습니다. 회원들에게 부담을 주는 광고성 기사를 완전히 없애지 못한 것은 아쉬웠습니다.


  지부와 분과회의 학술활동 지원도 강화했습니다. 학회 예산을 이용한 지원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과총의 학술대회 지원 사업과 다산컨퍼런스 사업을 적극적으로 이용했습니다. 그동안 논란의 핵심이었던 지부와 분과회 행사에 대한 사무국 지원의 구체적인 내용과 간접비 징수 방식도 분명하게 정리했습니다. 매년 30여 회의 행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학회가 학술행사의 원만한 진행에 협조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사무국이 모든 행사에 대해 실무까지 담당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재정의 투명성 문제도 심각합니다. 학회 명의로 발행되는 모든 영수증에 대해 학회가 법적 책임을 져야만 한다는 사실도 중요합니다.


  화학회의 목소리를 내는 일도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화학회의 사회적 위상이 얼마나 심각하게 훼손되었는지를 실감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재단의 자문역할도 충실하게 수행했고, BK21 후속 사업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습니다. 무엇보다도 기과협의 대표 단체로 초중등학교의 과학 교육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지난 여름에 심각한 사회 문제로 확대되던 진화론 관련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고등학교의 융합형 과학과 초중등학교 과학의 성취기준을 마련하는 사업도 추진했습니다. 화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새로운 사업으로 시작한 ‘탄소문화상’ 사업도 시작했습니다. 우리끼리 화학의 중요성을 외친다고 될 일은 아닙니다. 화학의 의미와 가치를 인식시키기 위한 새로운 노력으로 이해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국제협력도 강화했습니다. 매년 3천만원이 넘는 회비를 납부하고 있는 IUPAC에도 학회의 요구 사항을 분명하게 전달했습니다. 2015년에 개최되는 IUPAC 총회를 대비하여 우리 화학회의 위상을 정리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영국과 독일 화학회와도 긴밀한 협력 관계를 확립했고, 일본 JAIMA와의 협약과 이탈리아 화학회와의 협력사업도 과감하게 정비를 했습니다.


  물론 아쉬움도 남습니다. 저작권과 편집권에 대한 심각한 문제로 휴간을 결정했던 「화학교육」을 되살리는 노력을 하지 못했습니다. 화학교육이 학회의 중요한 책임이고 의무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그런 이유만으로 학회의 품격에 맞지 않는 간행물을 억지로 발간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화학교육에 대한 학회 차원에서의 폭넓은 관심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습니다. 화학회의 가장 오래된 주력 사업 중 하나이면서도 지난 10여 년 동안 뚜렷한 활동이 없었던 화학술어 사업을 되살리지 못한 것도 아쉽습니다.


  지난 1년 동안 화학회의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준 운영위원 모두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학회의 품격을 높이고, 투명성을 확보하는 노력이 쉽지 않았습니다. 2013년에는 더욱 자랑스러운 대한화학회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강한영 차기 회장과 운영진에게 전합니다.